000번 배느님씨! "......네!" 처음으로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당황스러운데 기뻤다. 친구를 원망한 게 미안했다. '그러고 보니.. 노래해야 되는데?' 걱정이 되기도 했다. 홀린 듯이 내 자리로 가 반주를 녹음할 악보를 챙겨 반주자에게로 갔다. 그리고 내가 가져간 자유곡 반주가 연습실에 울려 퍼진다. 노래까지 하고 오면 좋겠다는 기대는 하고 갔지만 정말 노래를 하게 될 줄을 몰랐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내기 힘들던 음역대의 노래를 가져가지 않고, 내가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택했지만 심사위원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큰 메리트가 없는 노래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넘버의 애드립 부분을 수정해 더 다이나믹한 노트들로 준비를 해갔다. 하지만 그 때의 나는 노래를 잘부르고 못부르는 것 보다는..
새벽 5시. 알람이 한 소절 울리고 내 눈은 번쩍 띄였다. 우리 집 고양이 타이도 따라서 잠에서 깼다. 이 아이도 평소엔 해 뜨기 전에 일어나는 법이 없는 집사가 해가 뜨기 전에 눈을 뜨고 일어나니 놀라지 않았을까? 알람은 계속 울렸고 특정한 장소에 가서 특정한 사진을 찍어야 알람이 멈추는 어플 덕분에 거실로 나왔다. 알람이 멈춘 뒤 정적. 내 긴 하루가 시작되었다. 내가 아는 한, 졸음을 가장 빨리 퇴치하는 방법은 '위'부터 깨우는 것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 머리맡에 홈런볼 한 봉지를 놔두고 잠에 들었다. 아침부터 느끼는 그 달달하고 살찌는 기분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일어나자 마자 입 안에 가공 식품을 집어 넣는 다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난 ..
내 이름이 호명된 첫 번째 오디션 '1차 오디션 합격자 안내' 이미 친구로부터 내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전달받았지만, 나는 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들어갔다. 내 이름은 보이질 않고 *로 가려졌지만 합격한 다른 지인들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명단 파일을 종료하고 연습일지와 태블릿을 챙겨 조용히 연습실로 향했다. 나는 아직 오디션 경험이 많지 않다. 물불 안가리고 어떤 작품이든 무대 위에만 세워달라는 열정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소위 말하는 '메이저' 작품들의 오디션만 지원한 탓에 졸업을 한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손에 꼽을만큼의 오디션만 본 것이다. 첫 번째 오디션은 뮤지컬 학부 시절 몰래 오디션을 신청하고, 같은 타임의 동기와 몰래 다녀왔다. 그래도 배운게 영어질이라고 해외 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