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옥주현 연습법/훈련법/루틴 분석
- 배우적인느낌
- 2020. 3. 3.
안녕하세요! 배우적인 여러분!
오늘은 <배우적인 느낌> 인스타그램에도 업로드했었던 옥주현 배우의 발성법/연습법/훈련/루틴 등의 공개된 영상들을 한 데 모아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의 출처는 포트럭 주식회사 인스타 계정 @potluck_official과 옥주현 배우 인스타그램임을 알려드립니다!
1. 옥주현 배우가 한 쪽 무릎을 들고 연습하는 이유
약 1년 전 포트럭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된 영상과 글입니다. 아마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초연 연습 영상으로 보이고, 영상 속 옥주현 배우는 양주인 음악감독과 함께 넘버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 무릎을 계속 들고 노래를 하는 옥주현 배우. 무릎이 아파서일까요? 별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이 영상은 왜 녹화되어 있는 걸까요? 그 이유를 올라온 글을 분석해가며 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potluck_official 글 전문
옥주현 배우가 연습하며 적어놓은 글이 있어서 일부를 공유 합니다.
대본 리딩을 모두 녹음한다.
집에 돌아와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 녹음을 들으며 계획을 만들어 간다.
초반 음악연습은 모두 비디오로 찍는다.
음악감독님의 디테일한 코칭을 모니터 하며 악보와 대본에 메모하며 리마인드 시킨다.
** 굉장히 철두철미하고 완벽주의자, 그리고 노력형 천재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실력에 도취되는 것이 아닌 항상 자신의 실력을 객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거죠.
바로 녹음과 녹화입니다.
여러분들도 '아 이번에 좀 잘 불렀는데?'하고 녹음/녹화된 자신의 노래를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경험을 해보셨을 거예요.
자음의 위치를 조금씩 옮겨가며
캐릭터의 나이 성격의 어우러짐에 좋은 위치를 정한다.
첫 번째 영상은 마흔의 프란체스카, 두 번째 영상의 노래는 늙은 프란체스카가 죽기 얼마 전이다. (옮긴이 주: 위의 영상은 두번째 영상입니다) 아직 초반이라 저 위치는 현재 노 디자인 상태이고 그래서 모음 위주로 부르고 있는데
디테일한 자음의 위치 디자인을 잡으면서 모음으로 공명하려는 시간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오페라를 할게 아니라면)
자음을 빨리 버리고 모음으로 공명 소리에 치중하는 보컬은 맛도 멋도 없고, 듣는 사람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게 돼서 큰 문제다. 레슨을 해 줄 때도 자음의 색, 모양. 온도를 아주 잘 디자인하는 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노래'를 부를 때의 키포인트라고 늘 강조한다. 자음 디자인은 어디 가서 레슨 받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해줄 수 있는 선생이 없으니 본인이 만들어야 함. 디자인이 완전히 완성되는 건 오케스트라와의 첫 협연 시츠프로브 하는 날이다. 그날 녹화한걸 집에서 보며 디자인을 끝낸다.
** 첫 번 째 포인트는 모음 위주로, 즉 소리 위주로 곡의 연습이 된 상태에서 곡의 맛을 살리는 '자음'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보컬 레슨을 받을 때 안 되는 부분의 자음을 다 'ㅇ'로 변경해서 모음으로 부른 뒤, 자음을 붙이면 소리가 한결 편하게 나오는 걸 알 수 있죠. 하지만 결국 우리는 인물을 표현해야 하는 뮤지컬 넘버를 부를 사람들이고, 모음에만 치중한 노래는 연기적으로 큰 메리트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자음 디자인은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녹음과 녹화는 진짜 좋은 스승이 된다
**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동안 작품 하며 찍은 연습 영상이 교재 시리즈로 나와도 될 정도로 많다.
내가 레슨을 할 때도 꼭 숙제를 내는 것이 이 녹화인데 실제로 제자들이 레슨 때 보다도 집에서 모니터 하다가 더 깊이 이해하게 돼서 큰 도움이 된다고들 말한다. 나도 그랬다. 원하는 느낌의 원하는 음정 음색을 내고 찾아내야 하는데, 막상 부를 때는 왜 안되나 답답했던 부분이 녹화 모니터로 금세 찾아지기도 한다. 플랫이 되게끔 방해하는 윗입술 위치, 소릿통을 꺾이게 만드는 자세, 턱 빠짐, 고음을 막는 아래턱 힘 등등 거슬리는 부분과 단점을 빨리 고칠 수 있는 방법은 녹화만큼 좋은 건 없다.
**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습관에 의해 지배받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모습을 녹음된 소리나 영상으로 객관화했을 때 고쳐야 할 점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는 거죠. 쉽게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를 치르고 있는 국가대표의 플레이를 보고 방구석에서는 그렇게 국가대표의 결점이 잘 보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필드위에서 플레이어가 된다면? 자신의 결점을 신경 쓸 겨를 조차 없겠죠.
한 다리로 몸의 발란스를 잡으며 노래하는 것도 엄청 도움돼서 연습할 때 많이 써먹는 방법이다. 노래하는 분들 꼭 해보시길
** 네. 옥주현 배우가 무릎을 들고 있는 이유는 밸런스를 유지, 즉 코어를 활성화시켜 소리와 호흡을 강화하기 위함입니다. 이건 저희 학교 교수님도 항상 강조하는 내용이고 저희 교수님은 아라베스크를 하면서 노래를 시키기도 하십니다.
2. 아기 목소리의 정체는?
공연 리허설에서 옥주현 배우는 무시무시한 댄버스 부인의 넘버 '레베카'를 마치 어린 아기가 동요를 부르듯이 부르다가 갑자기 댄버스로 각성하는 발성을 보여줍니다.
'아니 무대에서 장난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것도 하나의 목 풀기, 웜업의 과정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생소리'가 기반이 되어야 그 이후에 공명을 변화해서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성대가 붙지 않는 헛헛한 소리는 관객들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죠.
처음 동요 부분을 들었을 때도 확실히 소리의 단단한 알맹이가 느껴지고 그 알맹이를 바탕으로 공명을 증폭시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잘못 따라 해서 성대가 strain, 즉 협착되어 조이는 소리가 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여러분, 어릴 적 불렀던 동요를 한 번 기억해보세요. 어린 시절 여러분은 소리에 모든 신경을 쓰면서 노래를 부르셨나요?
3. 옥주현 배우의 대단한 코어력
저도.. 필라테스, 발레, 요가 유경험자로서 (엣헴..)
영상 속 옥주현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지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저 동그란 반원의 기구를 '보수'라고 하는데 보수를 저렇게 거꾸로 두고 위에 올라가서 밸런스를 잡는다는 건 어마 무시한 코어와 밸런스 그리고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저는 사실 보수를 제대로 놓고 위에 올라가서 뛰는 것도 힘들어하죠..
올바른 발성이 코어를 강화시키고, 강화된 코어는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상호작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영상을 보며 제 갈길이 아직 멀고 험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4. 옥주현 배우의 루틴/훈련(Feat. 이지혜 배우)
얼마 전 옥주현 배우의 인스타 스토리에 게시된 '발성 전 필수코스, 드윈터 부인 트레이닝 중'이라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 속 이지혜 배우는 세라밴드를 들고 플리에를 하며 옥주현 배우에게 트레이닝을 받고 있죠. 이 영상을 봤을 때의 핵심은,
1. 플리에 up&down에 사용되는 허벅지 안쪽, 코어의 활성화
2. 등 근육을 펴주고 견갑골 사이의 힘 활성화
1번의 힘은 당연히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2번 같은 경우 의아하실 수도 있는데요. 이건 가수들이 고음을 갈 때 등을 쫙 펴서 뒤로 젖히는 경우를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저도 요가를 하면서 등근육이 엄청 말려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 등근육을 잘 사용하면 신기하게도 성대의 텐션이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도 아직 제 것으로 체득시키지 못해 왔다 갔다 하는 중입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의는 내릴 수 없지만, 아무튼 소리를 내기 전, 신체의 근육들을 깨우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어쩌죠? 그냥 무작정 소리부터 냅니다. 이런 사실을 알아도 소리부터 내고 내 성대와 작별인사를 하고 말죠. 신체의 이완과 필요한 근육의 활성화 또한 가창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옥주현 배우나 potluck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보면 옥주현 배우의 삶 전반적인 모습이 '공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옥주현 배우가 체질식을 한다는 사실은 웬만한 뮤덕분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부분이고, 관객들 쉬라고 만들어놓은 인터미션에 옥주현 배우는 대기실의 의자와 각종 집 기구를 이용해 필요한 근육을 활성시키며 2막을 준비합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 극장을 찾아온 관객들에게 완벽한 선물을 하고 싶은 배우의 프로페셔널 함이 묻어 나오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탑 클래스는 괜히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걸 느끼고 변화하고 행동하는 것 또한 우리들의 선택이겠죠!
오늘도 여러분들의 배우적인 하루를 응원하겠습니다! 물론 나 자신도 응원해!
예술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지성 & 감성 창고
배우적인 느낌(@feel_like_a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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