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과 입시/오디션 꿀팁

안녕하세요! 배우적인 여러분!

얼마 전 제가 조교로 있는 뮤지컬과의 편입 고사가 끝나고, 이제 마지막으로 내년 신입생들을 선발하는 '정시'고사만 코 앞에 둔 상황이에요. 배우적인 여러분들 중에서도 눈 앞에 닥친 정시 고사로 인해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컨디션 관리를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신 걸로 아는데.. 맞나요?? 맞다면 솨리즬러!! 쁴쁴쁴쁴뿌이~~!!

 

뮤지컬 입시는 특히 몸의 컨디션뿐만 아니라 성대와 코어 그리고 다른 부속 기관들의 컨디션도 함께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까다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컨디션이 어긋나거나 문제가 생겨버리면 입시라는 긴장된 상황 속에서 실수를 하기가 쉽죠.(물론 이러한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을 미리 다져왔다면 그게 바로 베스트일 거예요.) 그리고 입시 타임테이블을 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 해보신 적 있나요? 특히 이른 아침부터 입시가 시작되는 학교가 많은데 첫 타임에 본인의 이름이 있는 걸 보고 '아.. 이 시간에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는데..'라고 절망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입시를 앞둔, 오디션을 앞둔 여러분들을 위해 저와 제 학부 선후배 동기들, 교수님, 보컬 트레이너 그리고 뮤지컬 배우들이 오디션장이나 입시장에서 어떻게 컨디션을 관리하는지에 대한 꿀팁을 여러분께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1. 아침부터 큰 소리 내지 말기

 

오전 시간에는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계신 교수님들의 신입생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장 높은 시간대이기 때문에 조금만 실력 발휘를 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확률이 크다고 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웜업을 시켜 입시장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의 몸은 기상을 한 4시간 이후 대부분의 기관과 감각들의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고, 성대의 컨디션은 평균 기상 직후 6시간이 되었을 때야 그 감각이 평소와 같아진다고 해요. 그래서 입시 타임테이블이 나오면, 입시 일정에 맞춰 기상시간을 조정하고 시험을 보기 최소 4시간 전에는 일어나서 몸을 깨울 준비를 해야 하는 거죠. 이 말은 즉슨, 일어난 직후에 평소에 내던 풀파워로 소리를 내면 우리의 아주 연약한 성대는 다칠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아침, 우리는 성대를 아기 다루듯이 해야 해요. 먼저 신체의 감각을 깨우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고, 후두 뼈 근처를 가볍게 마사지해주세요. 그리고 무겁지 않은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하세요. 몸을 최대한 따뜻하게 만들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긴장을 풀고 조금씩, 아주 천천히 작은 소리부터 연습해주세요.

 

 


2. 광대, 윗입술 들어주기

 

제가 오디션을 보러 가기 직전 어느 한 박사 선생님이 조언해주신 최고의 꿀팁이에요. 박사 선생님은 제게 "학교를 나서는 순간부터 광대를 들고 앞니를 까고 오디션장으로 가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쳐다보고 비웃더라도 상관없으니 그렇게 해야 소리가 더 잘난다고 하시면서요. 그래서 마치 치과에서 개구기를 찬 듯 윗잇몸을 드러내고 광대를 한 껏 올린 채 오디션장으로 이동했더니 마스께라(소리의 공명이 얼굴 앞쪽에 붙는 느낌으로 선명한 소리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것)가 한결 편해져서 소리 또한 선명하게 나오는 느낌을 받았어요.(아참.. 오디션은 떨어졌어요. 울컥.)

 

물론,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 때까지 무작정 힘을 주시는 것보다 들어줬다 풀어줬다를 계속 반복해주시는 게 효과적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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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기실에서 눈치 보지 말기

 

제가 입시도우미를 하면서 가장 많이 본 케이스인 것 같아요. 보통 입시생들은 2차 대기실에서 마지막으로 소리 내서 연습을 하게 되는데, 2차 대기실로 온 입시생들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 다른 입시생들, 나를 지켜보고 있는 입시 진행 도우미의 기운의 의식하고 심하면 눈치를 보고 '여기서 삑사리 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15분 간의 짧은 연습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죠. 학부를 다니고 있는 제 동기들은 대부분 대기실에서 '어차피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연습을 마음껏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팩트는 제가 진행요원으로 들어갔던 편입 고사가 끝난 지 2주가 지났고 그중 단 한 명의 입시생도 떠올리기가 힘들답니다. 여러분 쪽팔릴까 걱정하지 마세요! 후회 없이 시험을 보고 나오셔야 하는 건 여러분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아요.

"내가 대기실에 들어서는 순간 이 공간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공간이고 내 합격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다. "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 의상을 어떻게 갈아입고, 어떻게 몸의 컨디션을 끌어올릴지에 대한 전략을 꼭 짜서 가셔야 입시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컨디션을 최고로 만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4. 신 음료 한 모금

 

이 방법은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계신 교수님께서 주신 팁이에요. 보통 사람이 긴장을 하게 되면 우리 뇌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입이 바짝 마르는 현상을 마주하게 된다고 해요. 그럴 때 레몬과 같은 신 음식이 포함된 음료를 먹어주면 입 안에 침이 고이면서 입이 바짝 마르는 현상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시중에 판매하는 설탕이 과다 함유된 레모네이드, 오렌지주스는 오히려 침을 더 끈적하게 만들어 가래가 생기게 할 수 있으니 레몬을 우린 물이나 레몬 원액이 함유된 물로 '사전 테스트'를 꼭 해보시고 입시장에 가져가시길 바랄게요!

 

 


5. 콧구멍에 물 적시기

 

이 방법은 뮤지컬 배우 옥주현씨가 인스타 라이브를 통해 공유했던 적이 있는 방법이에요. 바로 시험장 들어가기 직전 '건조한 콧구멍을 미지근한 물로 적셔주기'인데요! 보통 입시는 밀폐된 공간에서 추운 겨울에 진행되기 때문에 히터가 작동할 경우 극악의 건조한 환경에서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 입이나 코로 숨을 쉴 경우 코와 입안은 그 즉시 사막으로 변화해 성대에서 갈리는 소리가 나기가 쉽죠. 그때 할 수 있는 극약처방 및 예방법이 화장실에 잠시 들어가셔서 콧구멍에 물을 적셔 나만의 '임시 가습기'를 만드는 게 건조함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사실 저도 이 방법은 아직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옥주현 배우가 추천해 준 방법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상승하는 것 같아요. 다만, 너무 적극적으로 콧구멍에 물을 묻히다 코피가 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해요!

 


 

6. 심사위원과 닮은꼴 동물 생각하기

 

마지막 고사장 앞 최종 대기실에서 가만히 눈을 감고 자신이 어떻게 걸어 들어가고, 인사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연기를 할 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세요. 그리고 고사장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절대 심사위원 교수님들의 기에 눌리지 않기 위해서 들어가자마자 앉아있는 심사위원들을 바라보고 '닮은 동물'을 떠올리세요. 이 방법은 실제로 면접이나 오디션 등 긴장감이 높은 상황에서 몸과 마음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요. 만약 닮은 동물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냥 '어? 오늘 옆집에서 보던 아저씨네?'라고 생각을 해서 마치 이 상황이 아무렇지 않은, 평소와 같은 상황이라고 자신에게 주문을 거세요. 그리고 여러분은 지금까지 준비해 온 여러분의 모든 것을 그 고사장에서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시험 당일 기상 직후부터 고사장을 들어서는 그 순간까지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팁들을 알아봤어요.

 

사실 팁이라는 건 객관적인 요소보다는 주관적인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어떤 분들에게는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해온 노력과 여러분들이 흘린 땀은 여러분들을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행여 입시장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상관없어요. 단지 고사장에 들어선 순간만큼은 집중해서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나의 모든 실력을 보여주세요.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뤄낼 거예요. 합격통지서를 받고 기뻐할 여러분을 매일매일 상상하세요. 여러분의 모습을 보고 흡족해하는 '어떤 동물을 닮은' 심사위원들을 떠올리세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입시의 고지가 눈앞에 다가왔어요. <배우적인 느낌>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소망하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칠게요. 오늘도 긴 글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예술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지성 & 감성 창고
배우적인 느낌(@feel_like_a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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